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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상상, 취하기와 동화하기

김백균 (중앙대 예술학과 교수), 2007

2007년 8월호 아트인컬춰 김백균 전시비평 "발랄한 상상, 취하기와동화하기" 부분 발췌

상상은 예술이 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상상의 종류는 다양하다. 꿈같은 현실 도피적 상상이 있는가하면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는 상징적 상상도 있고, 무언가 완성될 모습을 미리 그려보는 상상도 있다. 예술활동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적 상상을 지향하지만, 그 안에는 으레 여러 상상의 방식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상상이든 상상에는 ‘취하기’와 ‘동화하기’를 통한 대상에 대한 관심이 배어있다. 상상에는 대상이 있다. 대상이 또 다른 ‘나’이든 혹은 상징이든,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것이든,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상상에는 언제나 대상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상상이란 대상이 되어보는 훈련이다. 상상은 나의 입장에서 세계를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타자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인식의 한 방법이다.

상상은 ‘취하기’로부터 시작하여 ‘동화하기’에서 절정을 달린다. 대상의 입장이 되어보는 훈련은 대상에 몰입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몰입은 대상에 대한 관심이며 관심이 깊어지면 대상에 심취하게 된다. 상상은 대상에 심취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일어난다. 술에 취하듯 대상에 심취하는 순간 대상과 동화되는 일체화가 일어나는데 이때 상상의 대상과 주체사이에는 심리적 거리가 없어지고 상상은 자유를 얻는다.

이경훈전(한전프라자 갤러리, 7.23-7.31)은 젊은 작가의 발랄한 상상이 잘 드러나는 전시였다.
 
이경훈의 전시는 무너지고 싶은 욕망으로부터 취해가는 몽롱한 삶의 상상이 만들어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그의 작업은 어둠이 내리며 드러나는 욕망을 드러낸다. 기계적이고 이성적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밤, 어둠이 내리면 의식의 표피를 덮고 있는 가식이 사라지고 적나라한 내면의 욕망이 활동을 시작한다. 이경훈에게 있어 그의 이성적 의식 혹은 가식적 의식을 걷어내는 장치는 어둠이다. 우리는 종종 어둠 속에서 익명성을 부여받으며 심신의 해방감을 느낀다. 그러나 수줍은 그의 의식은 어둠에서 조차도 완전한 해방감을 느끼지 못하고 결국 술의 힘을 빌린다.

알코올이 들어가고 육체에 대한 의식의 지배가 점점 약해지기 시작할 때, 그의 의식은 해방감을 느끼는 동시에 세계에 대해 점점 대담한 제스쳐를 취한다. 그에게 술은 마스크와 같다. 영화 마스크(Mask, 1994)에서 짐 캐리는 평범하게 지내다가 마스크만 쓰면 또 다른 인격으로 변한다. 마스크만 쓰면 도덕적 가식을 걷어내고 내면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표출한다. 술기운을 빌어 보는 세상, 도시의 밤 풍경은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되는 형형색색의 네온 빛으로 둘러싸인 세상이다. 그러나 그 화려한 모습 뒤로 갈등과 고민으로 얼룩진 삶의 뒷모습이 있다.

알코올의 기운이 벌겋게 달아오를 때, 삶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즐거움과 환희의 감정은 서로 뒤섞이고 빗방울이 맺힌 유리창을 통해 창밖의 불빛이 스며들어오는 세상처럼 몽롱하게 다가온다. 이경훈의 상상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화려한 도시의 네온사인 환각 뒤로 별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고, 몸으로 욕망을 발산하는 여인이 있고, 삐뚤어 보이는 세상이 있고, 우리는 이 화려하고 몽롱한 세상에서 삶에 취하고, 사랑하고, 그 세상과 동화되어 살아간다. 이경훈은 술에 취한 눈으로 상상에 취한 눈으로, 술에 취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속 진실을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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